•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첫 사랑'

  • 첫 사랑은 영원히 달콤한 주제인가.

  • 작성자 경기도민신문 gdom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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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18-11-0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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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사랑은 영원히 달콤한 주제인가. 

    몇 해 전 '건축학개론'이란 영화가 있었고 흔히 영화가 대단한 힛트를 한다해도 6개월이면 잊혀지기 십상인데 그 영화는 아직도 신문에 인용되며 사람들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클래식이 된 것이다. 

    내가 그것을 보러 간 것은 신문에 몇 백만명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보고 나서였다. 서촌 동네에 글방으로 쓰려고 작은 한옥 하나를 구하고는 수리를 못해 비워 두었었다. 바로 그 빈 집에서 두달 너머 그 영화를 촬영한 것이다. 



    제목을 두어 번 들었어도 영화 제목으로는 낯설어 외워지질 않았고 등장 배우 이름도 하나같이 익숙하지 않아 찍을 때 가 본다고 하고는 1분 걷는 거리를 가보지 않았었다.

    젊은이들이 꽉찬 영화관에서 영화가 한참 흐름에도 전혀 감흥을 못 얻다 뭉클한 끝 장면이 있었다는 기억이 있다. 

    4년 전, 신문마다 그 영화 끝에 나오는 영화 속 건축가 엄태웅이 설계한 제주도 집이 카페가 되었다는 기사를 보고는 제주행 비행기를 탔다. 내 글방과의 인연이 아니었다면 그리 급히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사만 믿고 갔더니 택시 기사나 동네 사람들이 전혀 몰라 한참을 헤매었었다. 



    영화 셋트를 허물고 다시 지었다는 그 집에 들어서자 두가지로 놀라게 된다. 택시 기사들과 내가 골목의 골목을 돌아 억지로 그 집에 닿으니 줄이 서있어 놀랐고 작은 집 앞에 펼쳐진 바다 풍경이 기대이상 멋져서 놀랐다. 



    몇 해가 지났으나 그 때의 인상이 남아, 이번 제주 방문에도 갈 데는 많은데 다시 택시를 잡았다. 예상대로 그간 유명해진 위미리 그 집은 이제 제주도에서 이름만 대어도 다 아는 명소가 되었다. 

    첫 대면이 인상적이었지만 두 번째 보면 좀 시들해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집 이층에서 내다 본 바다 풍경은 여전히 특별했다. 



    카페 바로 곁에 영화 주인공인 건축가 '승민의 작업실' 이라 이름해 새로 난 작은 방을 들어가니 우편에 가로로 길게 난 창으로 보이는 바다와 하늘에 눈이 부셨다. 작업실 허름한 테이블과 걸상이 놓여 있고 한 벽에는 그 영화가 돌아가고 있었다. 

    창너머 새파란 바다를 우편으로 하고 앉아 몇 해 전 본 그 영화를 올려다 본다. 

    대한민국 모든 남자가 첫 사랑 생각에 가슴을 쥐고 잠 못 이루었다는 바로 그 영화다. 

    영화관에서 봤을 때 큰 인상을 받지 못해 잠시 보려던 게, 흐름과 결말을 이미 다 아는 그 영화를 다시 보며 전체 스토리와 연기자 하나하나의 표정과 말을 통한 마음이 공감되어 가며 눈을 적신게 손수건 하나를 다 적셨고 크레딧이 올라가고도 한동안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한 때 폭력 한 장면 섹스 한 장면 없이 관객의 마음을 울린 영화라고들 한 게 떠오른다. 

    그 첫 사랑 영화의 진짜 핵심 로케인 누하동 작은 한옥의 글방을 많은 사람이 보고 싶어 했었다. 만들어진 가짜 스토리인 걸 알면서도 마치 자신의 첫 사랑 공간인 듯 그들은 자리를 일어서지 못했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가슴아파 하지만 그래서 가슴 깊이 그 사랑 하나 간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서울의 누하동 골목과 제주도 위미리 골목에 오늘도 발걸음이 가는 이유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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