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윤석열을 ‘호랑이’라 했다니

김문기 | 기사입력 2021/03/03 [15:34]

조국이 윤석열을 ‘호랑이’라 했다니

김문기 | 입력 : 2021/03/03 [15:34]

▲ 좌:조국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글. 우:검치 호랑이의 두개골 화석.     ©경기도민신문

 

 3월 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윤석열에 대한 짤막한 글을 썼다. 그리고, 오늘 YTN을 비롯한 언론에선 ‘조국이 윤석열을 멸종 호랑이라 했다’ 라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보다보니 코웃음이 나왔다. 조국 장관이 무려 ‘멸종 호랑이’ 씩에나 비유를 할리가. 코미디다. 

 

조국 장관은 ‘윤 총장이 말하는 법치(法治:법으로 다스림)는 법치가 아닌 검치(檢治:검찰이 다스림)이며, 이를 계속 주장하면 멸종된 검치(劍齒:검 같은 이빨)호랑이가 될 것’이라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검치 호랑이는, 신생대에 존재 했던 긴 이빨을 가진 고양이과 동물이다. 호랑이처럼 생겼지만 현생 호랑이와는 전혀 다른, 거리가 지극히 먼 고생물이다. 반면, ‘멸종 호랑이’는 어떤가. 호랑이 자체가 대한민국에서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민족의 기상과 기백을 상징하며 신성시 되는 하나의 민족적 상징이다. 멸종 호랑이는 자연스레 산군이라 불리던, 강자의 폭정 아래 멸종된 한반도의 백두산 호랑이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서 찌라시와 원문의 간극이 드러난다. 조국 장관이 한 말을 굳이 줄이려 했다면, 그냥 ‘검치를 포장한 법치, 멸종될 것’ 정도가 가장 적합하다. 원문은 법치-검치-검치호랑이로의 운율을 위해, 그저 검치(檢治)와 발음이 같아 쓰였을 뿐, 멸종된 고생물/도도새/에뮤/강치, 심지어는 ‘멸종된 모리셔스애기큰박쥐’라고 써도 원문과 의미 상 큰 차이는 없다.

 

반면, 찌라시들은 일제히 ‘멸종 호랑이’라며 마치 칭찬이라도 들은 양 호외를 날렸다. 검치호랑이는 생물학적으로 호랑이도 아니고, 원문이 호랑이에 비유를 하고자 한 것도 아니고, 굳이 중요도를 따지면 ‘호랑이’ 이 세 글자는 해당 문장에서 가장 필요 없는 단어이다. 그럼에도 굳이 저런 고생물을 언급한 유일한 이유인 ‘검치’를 떼고, 무려 ‘호랑이’라 써제낀 것이다. 글 쓴다는 사람들이, 언론인이라는 사람들이 말이다. 그러니 코웃음이 안 날 수가 있을까.

 

윤 총장의 출사표마냥 던져진, 무려 21세기에 ‘원수로부터 백두산 호랑이라 불리운 사나이’같은 느낌의 마케팅은 비장하다 못해 코끝에서 60세 할아버지의 땀내가 느껴질 정도이다. 심지어 이걸 온갖 언론을 통해 신장개업 술집마냥 찌라시까지 뿌려대니, 언론이나 검찰이나 참 대단하단 말 밖에 안 나온다. 대단하다 K-언론! 대단하다 K-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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