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다. >
전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나라가 빚더미에 올라앉아 망할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장담하건대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반대하는 당신보다는 훨씬 똑똑한 홍익인간이다.
기본소득이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소득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장해주는 제도이다. 소득이나 자산과는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무조건적으로 골고루 지급하는 소득이다.
대한민국의 GDP 규모는 지난 60년간 523배 증가했으나 1인당 국민소득은 62년 120달러에서 2016년 27600달러 수준이다. 단순히 비교해보아도 GDP증가분의 절반가량만 국민소득 증가분으로 돌아갔다.
그 많은 돈은 어디로 갔을까. 대부분 기업의 유보금으로 금고에 쌓여있거나 보다 더 잘사는 사람들의 주머니에 있을 것이다. 숨만 쉬고 있어도 누군가의 통장에는 잔고가 쌓인다. 부의 공평한 분배가 중요한 이유이다. 돌고 돌아서 돈이라는 돈의 절대적인 액수는 돌지 않고 멈춰버린 지 오래다. 잠자고 있는 그 돈은 시장에서 유통이 되는 게 아니라 ‘돈 놓고 돈 먹는 일’에만 투입된다. 심하게 말해 수탈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것. 투기자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청년층의 가장 큰 고민이 취업이다. 정부가 일자리를 늘이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대체 어디에서 일자리를 늘일 수 있을지 아이디어가 있다면 정부에 건의하면 좋겠다.
거기에다 팬데믹으로 비대면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도입되었다. 동네 햄버거집만 가도 사람은 조리를 하는 한둘만 있을 뿐 입구에서부터 기계가 사람을 가로막는다.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각자의 이익에 부합되기에 빠르게 확산이 되고 있으리라.
앞으로 창의성이나 감성 등등에 대한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 기계가 사람을 대체할 것이다. 인간의 대부분은 일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인데 그러면 소득은 어디에서 나올 것인가. 기본소득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다.
우리가 가고자하는 궁극적인 목적지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아닌가. 인간 개개인의 탐욕을 줄이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이 선행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더 많이 갖고 싶은 욕망을 더 많이 나누려는 의지로 대체해야 한다.
지하 사글세방에서 죽어간 모녀를,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홀로 스러져간 젊음을 안타깝게 여기기 전에 내 욕심이 그들의 목숨을 빼앗아간 건 아닐까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추모의 말 한 마디만으로는 세상을 절대 바꿀 수 없다.
느림의 미학도, 나눔의 가치도 자본주의 논리 앞에 버티지 못하고 삭제되는 이 시대가 우리 모두를 벼랑으로 몰고 있다. 부의 피라미드 상단에 있는 자들이 조금만 욕심을 줄이면 된다. 자본주의의 무한경쟁에서 한 템포만 쉬면 된다. 내가 일한 만큼만 가져가고 매사에 적당한 값을 지불하자.
나라에 돈이 없어 굶어죽고, 떨어져죽는 게 아니다. 돈을 어떻게 적정히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에 국가 재정을 어떻게 충당하고 기계와 인간이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그 모든 대책의 목적이나 목표는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요건을 어떻게 국가가 지원해주느냐에 대한 것이어야 하리라고 본다.
